존경하는 국내외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장 조정식입니다.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주포럼을 성공적으로 준비해주신 조현 외교부 장관님,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님을 비롯해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반기문 보다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재단 이사장님, 검버자브 잔당샤타르 전 몽골 총리님, 하토야마 유키오 동아시아 공동체연구소 총재님, 김성환 동아시아재단 이사장님, 문정인 국제평화재단 이사장님, 강정식 제주평화연구원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석학, 전문가 여러분을 뜻깊은 자리에서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2001년 문을 연 제주포럼은 지난 20여 년간 명실상부한 글로벌 평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제주포럼의 탄생부터 오랜 시간 헌신해 오신 문정인 이사장님께 각별한 경의를 표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이곳 제주는 매우 아름답지만 아픈 역사를 안고 있습니다. 과거 국가폭력으로 많은 국민이 희생되었고, 상처는 오랫동안 치유되지 못했습니다. 50여 년이 지나서야 진실과 화해를 마주하였고, 제주는 마침내 평화의 상징으로 새로 섰습니다. ‘세계평화의 섬'에서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을 이야기하고 행동을 촉진하는 이니셔티브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외교부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한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제주포럼은 국가외교의 자산으로 한 단계 올라선 것입니다. 그 의미는 올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하반기 UN 사무총장 선출을 앞두고 공식 후보 다섯 분이 한자리에 모이셨습니다. 다자주의의 미래를 이끌어갈 후보들께 대한민국 의회도 기대가 큽니다.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올해 포럼의 주제는 ‘분열의 시대, 협력의 재구상’입니다.
AI 혁명을 위시한 기술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제질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갈등을 다자주의가 아닌 자국우선주의와 힘의 논리를 내세워 해결하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패권 경쟁과 힘의 논리는 분열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팬데믹, AI의 위협 같은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려는 연대와 협력의 힘은 약해지고 있습니다.
세계는 촘촘히 연결되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분열의 속도와 파장이 큽니다. 우리는 이제 협력을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저는 그 협력의 실마리를 제주 돌담에서 봅니다. 제주의 돌담은 돌과 돌 사이에 빈틈을 둡니다. 그 틈으로 거센 바람을 흘려보내기에 돌담은 어떤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고 수백 년을 견뎌 왔습니다. 저는 그것이 제주가 물려준 ‘틈새의 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돌들이 빈틈을 끌어안은 채 하나의 담을 이루는 것. 서로의 차이를 지우는 협력이 아니라, 차이를 품고 함께 서는 협력!
이것이야말로 분열의 시대를 치유하는 협력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한반도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부터 AI와 디지털 혁신 시대의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을 통한 지속 가능한 미래 구상까지 이러한 과제들에 여러분의 지혜와 협력의 정신을 모아서 견고한 연대의 돌담을 쌓아주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은 분단국이면서 세계 10위의 통상국가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뿐만 아니라 기술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 압박을 가장 강하게 받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동시에 대한민국은 어떤 험난한 위기와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이를 기회로 삼아 극복해내는 DNA가 있는 나라입니다. 과 1년 전에는 국민의 놀라운 민주주의 역량으로 대한민국을 내란 위기에서 구해냈습니다. K-민주주의를 이룬 자부심으로 대한민국 국회는 연대와 소통을 넓고 단단하게 펼쳐가겠습니다. 의회외교를 통해 협력의 네트워크를 튼실하게 엮어가겠습니다. 아울러 오늘 포럼에서 나눌 공존과 상생의 지혜도 깊이 새기겠습니다.
제주포럼은 국경과 이념, 민간과 정부를 초월하여 집단지성을 모으는 가장 역동적인 ‘공공외교의 장’입니다. 우리는 지난 20년간 걸어온 연대와 우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협력의 길을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20년을 함께 할 초석을 다질 것입니다.
다시 한번 제21회 제주포럼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멀리 해외에서 오신 여러분, 평화의 섬 제주에서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